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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일상생활

질문의 예의

zepinos 2023. 12. 26.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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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한동안 특정 커뮤니티에서 질문에 대한 답변을 열심히 단 적이 있었습니다. 몇 년 간을 열심히 달았더니, 저를 알아보는 분들도 생기고, 그 사이트의 주인장도 저를 이뻐라 해주셨었죠.

하지만, 지금은 그 사이트조차 방문하지 않습니다. 다른 이유도 있긴 하지만, 그 사이트를 방문하면 또 답변을 달고 있을까봐...라는 이유 때문입니다. 답변을 다는게 나의 허영을 채우는 목적이라고 볼 수도 있어서, 그 중독성을 벗어나긴 힘들기 때문입니다. 물론 답변을 달지 않기로 결심한 이유는 더 이상 시간 뺏기기 싫어서라던가 하는 "그냥"은 아닙니다.

기분이 나빠서입니다.

 

질문을 할 때에도 예의는 필요합니다. 하지만, 질문을 상당히 많이 하다보면 질문자가 정말 질문을 이렇게 밖에 할 수 없는 상태인지, 아니면 그냥 예의가 없는지 알 수 있을 때도 있습니다. 그래서, 다른 답변자들이 답답해 할 때에도 담담히 왜 질문을 이렇게 올릴지 대변해주면서 답을 달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질문을 올릴 때 공통적으로 가져야하는 예의는 있습니다. 물론 재화를 지불하고 답변을 받는 거라면 예외겠지만, 사람의 호의를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커뮤니티 상에서의 질문에는 더더욱 예의가 필요합니다.

니가 원하는 걸 묻고 싶다면, 상대가 더 캐묻지 않게 최대한 자세히 설명하라.
상대는 시간을 버려가며 친절을 배푼 것이니 답변이 맘에 들지 않더라도 고마워해라.

 

너무 당연한 얘기인데, 이 당연한 걸 하지 않는 사람이 태반입니다.

 

제가 어떤 사이트에 더 이상 방문하지 않은 것 또한 선배 개발자들에 대한 예의가 없는 댓글에 열받아서입니다. 온라인의 댓글에서 배설의 흔적을 너무 자주 접하고, 그런 댓글들에 상처를 받아서 더 이상 후배들에게 나의 지식을 배풀기 싫어하게 되는 선배 개발자들이 여전히 발생하고 있습니다. 언제나 그렇듯이, 이런게 계속된다면 누가 손해일까요?

 

특히, 요즘 "어린" 개발자들 중에서는 질문의 예의가 완전 별로인 경우도 있습니다. 대표적인 경우가 몇 가지 있는데, 제가 가장 싫어하는 경우는 아래와 같습니다.

내가 알고 싶은 것만 답해라.
답을 얻었으니 글을 지우겠다.

 

내가 답변을 다는 것은 당신을 위해서 다는 것이 아닙니다. 개발자들 모두가 덕을 봤으면 하는 심정으로 답을 다는 겁니다. 당신의 케이스에 맞게 한정해서 답을 달아도, 언젠가는 당신과 비슷한 케이스의 질문이 나올 것이기에 개인적인 상황에서만 발생할 것 같아도 성의껏 답을 하려고 노력하는 겁니다. 그런데, 선문답 하듯이 답을 달면 싫어합니다. 내 상황에 맞게 답만 말하지, 왜 이거저거 다 붙여가면서 두루뭉실하게 말하냐구요?

난 당신만을 위해 답하는게 아니니까요.

 

아...

덕분에 저는 앞으로도 10년 정도는 날로 먹으면서(?) 계속 이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른 언어도 좀 하긴 하지만, 이 놈의 Java를...아직까지 Java 8도 못벗어난 사이트가 이리도 많아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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